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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평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이야기 1 : 줄거리와 느낀점 *스포주의*

극사실주의 부동산 소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직장인들의 이야기

요즘 서점에가면 인기도서 BEST에 손꼽히는 핫한 책,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이야기 1, 김부장 편'을 읽었습니다. 2편 정대리 권사원편도 곧 리뷰할게요!

 

 

최근 부동산에 관심이 생겨 여러 관련도서를 읽다가 평소 좋아하던 소설장르에 부동산을 결합했다기에 망설임없이 출퇴근길에 읽기 시작한 책입니다. 읽기 쉽고 흡입력있는 문체로 이틀만에 출퇴근 시간을 활용해 다 읽었어요. 유튜브나 웹툰보는 것 보다 훨씬 몰입해서 보느라 지하철에서 못내릴 뻔했을 정도였습니다.

 

드라마의 매 회 소제목같은 목차

 <줄거리 & 느낀점> ※스포주의

 책 제목 그대로 서울에 자가를 소유하고 있으며 대기업 부장인 주인공은 스스로 굉장히 만족스러운 삶을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는 명품 가방을 들고다니고, 커피는 스타벅스만 마시며 누구보다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삶을 살고있습니다.

 

여기서 명품가방이나 스타벅스커피가 잘못되었다는 것은 아닙니다.

 

 남의 시선을 극도로 의식하는 김부장이 평소 자신보다 잘난 게 없어보인다 생각하는 옆 팀의 최부장이 들고다니는 가방 브랜드를 알고나서는 스스로 거래처 사람들이 자신을 무시할까봐란 이유로 구입했다는 것이 저의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마치 이제 막 돈을 벌기 시작한 사회초년생이 SNS에 자랑하기 위해 무리해서 명품을 구입하는 것과 별반 다를바 없단 생각에 안타까웠습니다. 우월의식에 사로잡힌 그는 커피도 일부러 스타벅스커피만 마십니다.

 

 여기까지는 그저 '허세가 있는 중년 아저씨구나..' 정도로 생각하고 넘어갈 수 있었으나 주인공인 그에게 반감이 생긴 포인트는 2가지였습니다. 

 

 1번 째는 자신이 이루어 낸 길만이 최고란 생각에 사로잡혀 그 외의 진로와 직업은 무시하는 그의 태도입니다. 그에게는 서울의 중위권 대학을 나왔지만 취직하지 않고, 온라인 유통사업을 조금씩 하면서 본인의 사업을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는 아들이 있습니다. 읽으면서 용기있는 도전이라고 박수쳐주고 싶은 마음이 채 가시기도 전에 교육비를 포함한 지금껏 뒷바라지한 여러 비용들을 생각하라며 '이까짓 장사'라고 무시하고 무작정 본인처럼 대기업에 취직하라는 김부장의 말에 기분이 상했습니다. 감정이입을 잘 하는 편입니다. 

 

 2번 째는 주인공의 아랫사람을 무시하는 태도입니다. 여기서 아랫사람이란 회사에선 본인보다 직급이 낮은 직원, 밖에서는 자기 기준보다 못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에게 권위적으로 행동합니다. 자신의 부족한 점은 절대 인정하지 않고 아랫사람들에게는 모르는 것이 있어도 아는 척을 하고 배우려고 하지 않는 태도만을 가집니다. 이와 반대로 김부장의 동기이자 옆 팀 부장인 '최부장'은 권위의식 없이 팀원들의 의견을 귀담아 듣고 프로젝트 성공의 공을 자신이 아닌 구성원들에게 돌려 그들을 돋보이게 만들기까지 합니다. 이런 최부장을 상무이사뿐만 아니라 아랫직원까지 잘 따르다보니 김부장이 많은 질투심을 느끼게됩니다. 

 

 

 또 다른 등장인물인 '송과장'은 아파트와 토지 투자를 오랜 시간 해오면서 부동산에 일가견이 있어 상무이사님이 조언을 얻기위해 많은 대화를 하게됩니다. 이 모습 또한 김부장은 탐탁치 않게 바라봅니다. 본인 역시 서울에 자가가 있고 나름 부동산에 일가견이 있다고 굳게 믿고 있기에 본인이 아닌 그보다 아랫직급인 송과장에게 의견을 구하는 상무를 보고 서운함을 느낍니다. 

 

 물론 책임감이 굉장히 강한 사람이기에 야근, 특근에 연차휴가도 쓰지 않으면서 회사를 위해 온몸을 바쳐 일을 합니다. 그래서 승진 누락도 없이 승승장구를 해왔고 이제 임원이 코앞에 다 왔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희망퇴직을 통보받습니다. 

 

 

 불안해진 그는 위로금, 퇴직금, 갖고있던 현금에 대출 3억까지 받아 신도시 상가에 덥썩 투자를 합니다. 아는 척하지 말고 '송과장'에게 조언을 얻었더라면, 그게 자존심상해서 싫으면 오랜 친구인 건물주 '놈팽이'에게 상의를 하거나 그것도 부끄러웠다면 '공인중개사'로 일하고 있는 아내와 한 번이라도 매매 전에 이야기를 했더라면 하는 안타까움이 컸습니다. 부린이인 저도 신도시 상가는 절대 투자하면 안된다는 것을 들었기에 김부장의 미래가 예견되었기 때문입니다. 예상대로 공실이나 월세를 한 푼도 받지 못해 당장 대출이자부터 내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하고 결국 공황장애가 생깁니다. 

 

 처음에는 마음의 병이 생긴 것을 인정하지 못하다가, 정신과 의사와 상담을 받으면서 자신의 어린 시절과 치열하게 살았던 회사생활을 돌아보며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기 시작합니다. 경쟁심을 통해 목표의식을 갖고 승진이라는 성공을 얻을 수 있었지만, 질투심과 우월감이 지나쳐 스스로에게 독이 되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이런 모습을 묵묵히 지켜보고 지지해준 아내와 아들에 대한 고마움도 느끼고, 카센터를 운영하는 형의 가게에서 일을 하기 시작합니다. 

 

 자아성찰을 통해 차츰 긍정적으로 변해가는 김부장을 보며 참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고, 동시에 저의 아버지가 가장 많이 떠올랐습니다. 저의 어린시절 아버지는 '돈 걱정하지말고 공부만 해', '좋은 대학가서 대기업에 취업해야한다'하시며 야근은 물론이고 주말에도 출근하시며 열심히 일하셨습니다. 물론 지금도 회사에서 퇴직하시고 본인 사업을 하시며 여전히 가족을 위해 희생하시며 바쁘게 사시지만, 대기업에서 퇴사하시고 많이 변하셨습니다. 긍정적으로요! 가족들과 1년에 1번씩은 해외여행을 다녔고(물론 최근엔 코로나로 다니지 못했지만..), 회사가 아니라 다양한 길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시고 저와 말도 굉장히 잘 통합니다. 이 책을 읽고나니 아버지에게 더 잘해야겠단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책 뒷 커버에 나와있는 문구처럼, 정말 주인공인 김부장을 미워했다가, 안타까워했다가, 나중에는 응원하게되는 책이었습니다. 드라마와 웹툰으로도 제작이 확정되었다니 그것도 나중에 꼭! 챙겨봐야겠어요. 부동산 관련 책은 딱딱하고 지루해 생각만하고 읽어보는 것도 시도하지 못하셨다면, 실화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소설인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이야기 1. 김부장 편'을 꼭 한 번 읽어보길 추천합니다!